“ 사...사랑했는데에에엑… ”
파트리시아 발레리예브 바트키르헨
Patricia Valeriev Badkir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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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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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cm / 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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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소속 슈타이어마르크 대공국
제 1사회
✒️ 외형
사슴처럼 순하게 내려간 짙은 눈매에 눈물로 일그러진 커다란 자색의 눈망울. 늘상 발그랗게 짓무른 눈가와 축축히 젖은 두꺼운 속눈썹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다소 ‘경박해’보인다.
숱이 많아 부풀어오른 재색의 머리는 매아침마다 정돈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후즈음이면 다시금 곱슬곱슬 몸집을 부풀리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대략 1.5배쯤 성장하여 그 상태로 날씨를 예견할 수 있을 정도다. 언제나 울고있거나, 방금 울고 온 얼굴이거나, 울기직전의 얼굴로 복도를 배회한다.
예전에는 바르게 선 자세와 정숙하게 걷는 모습이 그 교양없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으나 작년부터 급격하게 성장하며 살집이 생겨 방어하듯 구부러진 어깨와 가슴 앞으로 모은 팔이 오히려 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좋게 비유하자면 강아지, 토끼… 아무튼간에 우아하고 절제있는 숙녀의 새싹이라기엔 어딘가 부주의한 소동물같은 인상에 가깝다.
✒️ 성격
덜렁이 / 감정적인 / 순종적인 / 눈치가 없는
뭐든 잘 잃어버리기때문에 웬만해서는 가벼운 착장으로 돌아다닌다. 들고있는 손수건은 거의 매일 바뀌는데 8할이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교내 여기저기에 놓고다니는 게 하도 많아서 이름이 쓰여지지않은 유실물을 주운 학생들은 1순위로 그녀에게 가져올 정도이다.
이성적이고 올곧은, ‘표준적이고 모범적인’ 가령 반장인 에마 폰 리트베르크와 같은 성향의 소녀들과는 늘 마찰을 이루는 감정적인 성격인데, 그 이유는 매일 울고다니는만큼 감수성이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눈치가 웬만큼 없는게 아니라 비꼬거나 뒤돌려 지적해주는 것들을 멍청하게 받아치기 때문이다. 일단 말싸움을 하게 되면 답답해서 상대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순종적이고 대부분 아니요, 라고 말하지않는 편이지만 타인의 급박한 도움요청에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용기로 늘 최전방에 서있다. 학년이 높아지며 우는 날이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측근의 말이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울보인 것은 크게 변하지않았다. 현실적인 조언보다는 감정적인 다독임에 능하며 상황파악보다는 타인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는 성향이라 주변의 평판을 인용하자면 “애는 착해, 근데…”.
✒️ 기타
- 바트키르헨 백작가의 막내 딸. 꽤나 유서깊은 가문으로 일대에 유통업을 주름잡고있는 백작가에 위에 줄줄이 있는 3명의 오빠들이 각각 가문을 이어받기 위한 후계수업, 예술가의 길을 걸었고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오빠가 공국의 공작가와 연이 닿아있는 백작가의 차녀와 혼담이 정해지며 그 입지를 더욱 단단히 내세우게 되었다.
허면 어떻게 입학하게 되었는가? 역사깊은 가문에 단 하나있는 고명딸인 만큼 고작 딸의 교육에 이만큼의 품을 들인 것이다, 라는 것이 가문과 아버지의 입장이지만 사실 그녀가 어릴 때부터 붙여주는 가정교사마다 족족 사랑에 빠져 그와 연심을 나눈 것이 8할의 이유를 차지하고있다. 하며 남은 2할은 유약하고 금새 울어버리는 성정이 가정을 돌볼 자애로운 어머니는 커녕 현명한 아내와 교양있는 숙녀와 너무도 거리가 먼 탓에 주변의 내노라는 가문의 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절제된 교양을 티끌이나마 묻혀오길 바람이었을 것이다.
아픈손가락이라기엔 위의 오라비들이 워낙 출중하여 각 분야마다 자기 역할을 잘 하고있으니 대충 거슬리게 달린 여섯번째 손가락과 같다는 평이 꽤 있는데 그렇기에 그녀를 돌보던 유모가 제발, 졸업 전까지 숙녀의 교양 중 단 하나라도 빼어나다고 타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며 채찍질을 하는 편이다. 반대로 그렇게 위로 가득히 입지가 쌓여있는 덕에 일상적인 잔소리를 제외하곤 크게 압박감없이 학교생활을 하고있다.
그리고 지금, 숙녀의 교양에는 티끌도 관심이 없어보이는 소녀가 입학 전부터 사랑에 빠진 상대가 있는데 그것이 그녀의 이전 가정교사라는 것은 교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몇 년을 꼬박 편지를 주고 받고있었으며 답장이 오는 날이면 하루종일 싱글벙글 웃고다니니 주변에서 모를래도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작 몇 장의 연서를 쓰기 위해 우아한 필체를 가졌거나, 낭만적인 시구절을 잘 읊는 친구,후배, 선배들의 조언을 받으며 매달려 오래도록 애정을 나눈 그녀의 가정교사가 며칠 전 혼인을 하여 더이상 연락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 되었다. 차라리 뜬소문처럼 그와 야반도주라고 했으면 좋았으련만… 사랑마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