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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존경하는 아버지! 노망이 나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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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나 시모네타 카스텔릭

Ivana Simoneta Kaste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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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 4학년

*

177cm / 58kg

*

오스트리아 제국령 슈타이어마르크 공국

제 1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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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형  

 

고동색 머리카락은 공들여 가꾼 덕에 윤기가 나고, 가까이 다가가면 기분 좋은 향이 배어난다. 하지만 지금 이바나의 모습을 보면 백이면 백, 짧게 쳐 낸 머리카락에, 그 숙녀답지 못한 모습에 경악하게 될 터.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허리까지 오던 머리카락은 어느 날 썩둑 잘려 나가 목덜미를 채 덮지도 못하고, 엉망으로 들쭉날쭉한 데다가 양쪽 옆머리의 길이마저 다르다! 오른쪽 옆머리는 지나치게 짧고 왼쪽 머리카락도 고작 턱선에 간신히 닿는 정도의 길이. 앞머리 일부에도 손을 댔는지 깔끔하게 넘길 수도 없어 이마 반절을 덮도록 잘래 놓았다. 곱슬머리에 가까운 편이라 의외로 보기 싫지 않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어찌 되었든 고결한 숙녀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괴상한 꼴임이 분명했다.

상대방이 제 머리카락을 보며 경악하는 꼴을 보면서도 녹색의 눈동자에는 한점의 흔들림이 없다.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동공 주변에 옅게 갈색이 감돌아 헤이즐 색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그 눈동자는, 늘 정숙한 숙녀답게 자애로운 시선을 빛냈거늘. 어떠한 이유로 저렇게 미쳐버린 것일까? 짐작해보려고 해도 여유롭고 나긋한 표정에서는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나른하고도 고상한 미소를 자아내는 입술은 도톰한 분홍빛. 숙녀답게 살포시 아래로 내려 깐 시선과 풍성한 속눈썹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왼쪽 눈 아래의 점과 입술 오른쪽 아래의 점은 기묘한 매력을 더했다. 어지간한 사내들만큼 큰 키에 비해 가느다랗고 마른 몸은 웬만한 옷은 무리 없이 우아하게 소화해낸다. 키에 맞게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은 퍽 섬세하여 무슨 일을 하든 타인의 시선을 쉽게 잡아채고, 걸음걸이는 곧바르고 세련된 것. 어깨 위로 바짝 쳐 낸 그 머리카락만 아니었더라면 타의 귀감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었을 테다.

✒️  성격  

성숙해 보이는 / 욕망에 충실한 / 결과 중심주의

겉으로 보기에 이바나는 현숙한 여인에 가까웠다. 비록 나이답게 치기 어리고 발랄한 소녀다움이 남아 있기는 했으나 어질고도 정숙한 그 성품은 타의 귀감이 되기에, 교내에서 본받을 만한 이로 정평이 나 있었다. 몸가짐은 곧바르고 말씨는 우아하며 고풍스러웠다. 성숙하고 자애로운 태도는 어렵지 않게 동갑내기 소녀들 사이에서 우위에 설 힘을 주었다. 강제하지 않고도 타인의 우상이 되어 입 밖에 내지 않고도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사소한 권력을 단단히 쥔 채,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지만 낭창하고 살가운 태도로 살아왔다. 어려움을 겪는 이가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도왔으며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빠짐없이 챙겼다.

그러나 눈치가 빠르거나 사람을 보는 눈이 뜨인 자라면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바나의 세 치 혀가 얼마나 쉽게 타인의 명예를 난도질하는지를. 상대를 얼마나 교묘하게 저보다 낮은 자리로 끌어내리는지를. 그리하여 저 원하는 대로 타인의 목을 이리저리 쥐고 흔들어대는 것이다. 그로 미루어 짐작건대, 욕망에 아주 충실하며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데다가 타인이 제 머리 위에 서는 것을 무엇보다도 못 견디는 고약한 성미를 갖고 있으리라. 다만 제게 해가 되지 않을 자에게는 티끌만큼의 관심도 없거니와 부득불 남의 속을 긁는 일도 없으니 바로 맞서지 않는다면 척을 질 일은 없겠다.

근래의 변신 아닌 변신 이후에는 태도가 조금 더 스스럼없게 되었다. 평소 가깝게 지낸 이들은 달라진 태도에 조금은 혼란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숙녀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 누구보다도 뻔뻔한 말괄량이가 되었으니. 사랑에 빠지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미쳐버린 모양이라고, 수군대는 목소리들이 있다. 듣다 보면 그런 것도 같다. 요사이, 일주일 동안, 이바나의 눈에는 희미한 광기와 열기가 깃들었으니까. 시선을 마주치면 언제나처럼 나긋하게 웃어 보이지만, 그 눈에는 웃음기가 없고 섬찟한 느낌마저 든다. 정말로 미쳐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아마 현명한 이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표현이 조금 바뀌었을 뿐,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이바나에게 모든 것은 그저 수단이고 도구다.

✒️  기타  

­­[가문과 가족]

- 카스텔릭 가문은 그라츠에 그 기반을 둔 가문으로 초대 가주가 영토 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세습 작위를 받았다. 정치적으로는 중립적인 위치를 유지하며 지내왔다.

 

- 제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가문. 일부 가문은 가문을 잇기 위해 사생아나 먼 친척의 아이도 데려오고는 한다던데, 이 가문은 기를 쓰고 적통 후계자로만 가문을 이어왔다. 게다가 손이 귀한 가문인지라 이바나의 아버지인 현 백작은 자식을 얻으려고 갖은 애를 썼다. 현 백작은 ‘멀쩡한’ 아이를 얻기 위해서 무려 세 번이나 결혼했고, 마지막 셋째 부인으로부터 이바나를 얻어 나름의 ‘명예’를 지켰다. 그 대신 셋째 부인은 이바나를 낳고 얼마 안 가 땅에 묻혔지만.

- 늘그막에 어렵사리 얻은 자식이 작위를 물려줄 수도 없는 여자라는 사실에 백작은 분노를 금치 못했으나, 이바나 외에는 후사를 보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제대로 된 사윗감을 찾아 가문을 잇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 반드시 현명하고 욕심 없는 사내와 결혼하여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을 이바나는 어릴 때부터 귀에서 피가 나도록 자주 들어왔다.

- 백작은 이바나의 혼처를 꽤 고심하여 물색하고 있다. 비슷한 가문의 둘째나 셋째라서 카스텔릭의 성을 이을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외동딸을 함부로 대하지 않을 만한 인격을 갖추고 외모까지 출중한, 그런 말도 안 되게 환상적인 신랑감을. 그래 봐야 성인 남자의 시선이란… 이 나이대 여자애들에게는 한참 못 미치는 법이다. 이바나는 방학마다 백작이 주선해 준 자리에 나가 혼인을 전제로 만나지만 같은 남자를 두 번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가문에서 주로 밀고 있는 사업은 미술품 경매와 고리대금업, 그리고 최근에는 총기류 제조업에 손을 댔다. 처음으로 총기 관련 사업에 손을 댄 것은 전대 백작이자 이바나의 큰아버지였다. 그는 오랜 지병 탓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 20년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후 형이 하던 사업과 백작위를 물려받은 현 백작이 사업을 크게 키워 지금의 위상을 이루어냈다.

- 그라츠에 커다란 미술품 경매장을 소유하고 있다. 빈의 도로테움만한 규모와 명성은 아니겠으나, 제법 규모도 있는데다가 귀족들을 위한 시설이 여러 가지로 구비되어 있어 미술품 경매 외에도 귀족들의 기부를 위한 자선 경매와 모임 등이 열리곤 한다.

[잘라낸 머리카락과 스캔들]

-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동색 머리카락이 곱고 탐스럽게 굽이치며 허리까지 부드럽게 내려와 춤을 추었던 것을, 성 헤드비히 여학교, 이 작은 세계의 일원은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여름을 지나 숲과 시가지를 돌아다니는 것이 금지될 무렵, 이바나는 무엇에라도 홀린 듯 머리카락에 칼날을 들이댔다. 발단은 아마도 얼마 전 도착했던 카스텔릭 백작, 그러니까 아버지의 편지였을 것이다. 백작은 이바나의 약혼이 성사되었음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그에 이바나는 난생처음으로 아버지께 반항하기 위해 허리까지 오던 머리카락을 썩둑 썩둑 잘라버렸다. 사랑하는 외동딸을 위해 기껏 구해 온, 다정하고 상냥한 성품과 출중한 외모, 그리고 가정적이라는 평까지 듣는 ‘얌전한’ 사내와 약혼을 하게 되었는데도!

­­- 이바나는 편지를 써서  잘린 머리카락과 함께 포장하여 아버지께 보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존경하는 아버지. 아마 편지보다도 소문이 먼저 아버지께 닿을 테지요. 그러니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렵니다. 사실 제겐 정인이 있습니다. 정숙하고 고결한 숙녀로서는 품어서는 안 될 깊은 열정을 품었어요. 그의 안위가 염려되어 지금껏 고이 간직해 왔지만, 약혼자가 생겼다는 말에 더는 숨길 수 없어 저의 죄를 고 하려 합니다. 우둔하고 파렴치한 저를 용서하지 마시어요. 여인의 어리석음이란 이토록 훌륭한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아 왔음에도 쉬이 걷히지 않는 모양입니다. 가슴 속에서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연심을 막을 길이 없어 괴롭습니다. (중략) 이런 불경한 마음을 품은 채로는 그 훌륭한 신사분과 마주할 수 없어요. 부디 약혼을 파기해주시어요.」

- 편지를 부쳐달라고 부탁한 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소문은 뒤뜰에 핀 작은 잡초마저 들을 수 있을 만큼 널리 퍼진다. 이 좁은 세계에서는 비밀의 탈을 뒤집어쓴 이야기만이 존재할 뿐. 사랑에 목마른 소녀들은 이 훌륭한 스캔들을 적극적으로 소비해주리라.

- 이바나에게 직접 ‘정인’에 관해 물은 호기심 많은 소녀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었다. 이름은 라슬로(László). 나이는 이바나보다 5살이 많고, 카스텔릭 백작 저의 마구간기지란다. 머리카락은 금을 녹여낸 듯 화려하지는 않아도 가을 들판을 빽빽하게 채운 밀처럼 숱이 많아 보기 좋고, 두 눈은 비 오는 봄의 하늘처럼 흐린 하늘색이라던가. 훤칠하고 큰 키에 얼굴의 점 위치가 자신과 똑 닮아서 친근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야말로 귀족과 평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인 셈이다.

- 머리카락을 자른 것은 약 2주 전. 이 사건으로 제법 무거운 징계를 받았고, 그 징계를 이행하느라 여학생들 사이에 퍼진 ‘괴담’과 ‘모험’ 등에 관한 내용을 다소 늦게 접했다.

[인간관계]

- 반장, 에마 폰 리트베르크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이가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바나는 그림으로 그린 듯이 완벽하게 ‘얌전한’ 숙녀였고 그와 나이도 같았다. 오래도록 마주한 만큼이나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지만, 글쎄. ‘스캔들’ 이후에는 그사이가 아주 소원해졌다. 이바나는 에마 폰 리트베르크가 제 머리 꼴을 보고 졸도하거나 말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한 낯으로 돌아다녔으므로.

[취미, 특기, 관심사]

­­-취미는 각종 고미술품과 고서적을 수집하는 것. 특기는 진품 감정과 승마. 최근에는 총기류에 제법 관심을 보인다. 숙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일테니 굳이 입 밖으로 내는 일은 별로 없지만, 꽤 다양한 종류를 다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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