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함께 걷기 좋은 날이에요. 그렇죠? ”
알리체 베르나데트 크로바흐
Alice Bernadett Krová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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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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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cm / 4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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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제국령 티롤 제후백국
제 2사회
픽크루 출처 : @ailoumeiqian
✒️ 외형
길게 늘어뜨린 흑색 머리카락은 가공하여 정돈한 실타래처럼 곱슬거림이 없고 반듯하다. 머리칼보다 옅은 회색 빛깔의 눈을 마주치면 그 눈은 부드럽게 휘어지며, 완연한 곡선을 그린 채 상대를 가만히 주시한다.
한편 화장기 없이 수수한 얼굴은 봄을 알리는 개구리가 호수 위에 빠지는 것처럼 조용히, 부드럽게 변화를 내보인다.
옷은 늘 단정하게, 규격에 맞게. 집안의 재력에 걸맞는 허영을 걸칠 만도 했건만 눈에 띄는 악세사리 같은 것들은 잘 착용하지 않았다. 대신 같은 신발을 연속으로 두 번 이상 신는 일은 없었다.
✒️ 성격
잔잔한 호수 / 깊은 곳의 잔여물 / 수줍은 미소
크로바흐의 호수를 떠올려보자. 어떤 돌멩이를 던져도 금방 파문이 일지만, 서서히 사라져 끝내는 평소와 같은 잔잔함을 보여줄 그 호수를… 감정 표현은 솔직하여 얼굴에 변화가 두드러지는 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혼란은 잦아들고, 수면 위로는 이전과 같은 온유함을 내비친다.
다만 그 밑에 쌓이는 잔여물은 무어라 부르는 게 좋을까. 그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손을 대지 않아도 해결되고, 직접 치우지 않아도 길이 트이던 안온한 삶. 덕분에 새로운 사람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을 낯설어 한다. 이 소극적인 태도는 자신의 예의범절이 부족하다는 자각에서 오는 것도 있다. 2학년이 되었는데도 이런 행동이 나아질 길은 요원해보인다. 대신 예술에 흥미가 많아 관련 주제를 접하면 마음만은 앞으로 튀어나갈 것처럼 기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기타
- 오스트리아를 동서로 길게 관통하는 알프스 산맥의 채굴지에서 난 텅스텐과 철광, 갈탄은 대부분 크로바흐의 손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직물에서 광산으로, 광산에서 고리대금업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발빠르게 움직인 선조 덕에 직물 상인이었던 크로바흐의 금고는 끝도 없이 불어났다.
- 막대한 부 덕에 “돈이 없는 귀족들은 신 대신 크로바흐의 금고 문을 두드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 다비트 크로바흐의 딸이자 막대한 지참금을 가지고 있는 알리체 크로바흐가 “걸어다니는 황금의 아가씨”라고 불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 집안에는 자신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아버지와 오빠 둘을 두고있다. 집안에서는 막내. 모친은 자신을 낳던 중 병사했고, 이후로 두어번의 재혼 끝에 새로운 어머니를 들였다. 여러 차례 아내를 잃었던 탓에 아버지는 물론이고 형제들도 알리체에게 극진하며, 새어머니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모녀보다는 친구에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 사랑하는 아버지는 각종 예술가들을 모아 후원하는 것을 즐겼는데, 그런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알리체는 어린 시절부터 각종 미술 작품들과 마주하며 눈썰미를 길렀다. 때문에 직접 나서서 하는 취미보다는 사람을 데려오고, 주문하여 감상하는 것을 익숙하게 여긴다. 책도 좋아해 학교에 온 후로는 줄곧 도서관에 틀어박혀 지낸다.
- 학교로 보내지기 전, 약혼자가 생겼다. 얼굴은 한 번 보고 편지로만 연락하는 사이. 적어도 알리체 쪽은 상대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